HK사설


한국한의원 원장님께서 전하는 글

제목흔들림 속에서 중심을 찾다,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
  • 조회수
  • 391
  • 작성일
  • 2026-07-20

 

“흔들림 속에서 중심을 찾다,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

 

(한방 통합 / HK 한국한의원 대표원장 윤경석)

 

우리는 살면서 한 번쯤 이유 없이 어지러운 순간을 경험한다.

잠깐 눈앞이 흐려지고, 중심이 흔들리며, 세상이 빙글 도는 듯한 느낌.

대부분은 그저 피곤해서, 혹은 잠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 여기고 넘긴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몸은 이미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귀는 단순히 소리를 듣는 기관이 아니다.

귀 안쪽의 전정기관은 몸의 움직임과 위치 변화를 감지하고,

그 정보를 뇌로 전달하여 우리가 바로 서고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 몸의 균형은 전정기관뿐 아니라 눈으로 받아들이는 시각 정보와 근육과 관절에서

느끼는 감각이 뇌에서 서로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유지된다.

이 흐름이 원활할 때 우리는 아무 문제 없이 걷고, 움직이며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어느 날, 그 흐름에 작은 균열이 생긴다.

내이의 기능이 흔들리거나 좌우 전정기관에서 전달되는 신호가 서로 어긋나고,

뇌가 여러 감각 정보를 통합하는 과정에 혼란이 생기면 우리는 어지럼이라는 형태로 그 변화를 느끼게 된다.

메니에르병은 이러한 이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내이 질환 중 하나다.

세상이 도는 듯한 어지럼과 함께 청력이 오르내리거나, 귀에서 소리가 나고, 귀가 꽉 찬 듯 먹먹한 느낌이 동반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가볍다.

잠시 쉬면 괜찮아질 것 같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작은 흔들림이 반복되면 몸은 점차 중심을 잃기 시작한다.

머리는 무겁고, 발걸음은 불안정해지며, 마음은 점차 예민해지고 불안해진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깨닫는다.

이것이 단순한 어지럼이 아니라 몸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였음을.

 

다만 갑자기 심한 어지럼이 시작되면서 말이 어눌해지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고,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제대로 서거나 걷기 어렵고,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가 동반된다면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흔들림으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는 천천히 살펴도 되는 변화가 있는가 하면, 서둘러 확인해야 하는 변화도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순환, 즉 흐름의 문제로 본다.

 

기혈이 막히고, 뇌로 이어지는 에너지가 약해지며, 몸의 중심을 이루는 힘이 흔들릴 때 어지럼은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특히 뇌수는 모든 감각과 균형의 중심이 된다.

그 중심이 약해지면 몸은 방향을 잃고, 정신은 불안해지며, 결국 삶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그래서 어지럼은 단순히 몸의 한 부분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몸과 마음이 함께 보내는 신호이며, 우리가 놓치고 있던 균형에 대한 경고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흔들림이 곧 무너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그것은

“지금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라.”

는 몸의 마지막 배려일지도 모른다.

조금만 속도를 늦추고, 자신의 몸을 돌아보며, 막힌 흐름을 바로잡고, 무너진 균형을 다시 세운다면

흔들리던 세상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다.

 

우리는 종종 변화 속에서 불안을 느낀다.

몸의 작은 이상에도 회복보다 두려움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변화는 늘 존재해 왔고, 그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중심이 있다.

 

천부경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一妙衍萬往萬來 일묘연만왕만래

하나의 근원에서 수많은 변화가 오고 간다.

 

用變不動本 용변부동본

쓰임은 변하되, 그 근본은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의 몸도 그러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과 몸의 상태는 끊임없이 변할 수 있다.

그러나 생명을 지키고 다시 균형을 되찾으려는 우리 몸의 근본적인 힘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어지럼은 그 중심이 잠시 흔들렸다는 신호일 뿐, 그 중심 자체가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흔들림은 변화이지만, 중심은 변하지 않는다.

 

그 중심을 다시 찾는 순간, 몸은 스스로 제자리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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