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사설
한국한의원 원장님께서 전하는 글

아주 오래전,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 정원에는 수백 종의 나무가 자라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 나무 그늘 아래서 숨을 쉬고, 음식을 얻으며
삶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정원에는 두 명의 정원사가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화려한 장비와 약품을 능숙하게 다루는 젊은 정원사였고,
사람들은 그를 양방 정원사라 불렀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오래된 흙과 물, 바람을 읽는 법을 아는
늙은 정원사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한방 정원사라 불렀습니다.
어느 해, 정원의 나무들이 하나둘 병들기 시작했습니다.
꽃과 잎이 시들고 열매가 떨어지고, 줄기에는 상처가 생겼습니다.
그러자 양방 정원사는 서둘러
반짝이는 화공약을 뿌리고,
나무의 잎을 잘라내고, 줄기를 묶어 세우기 바빴습니다.
그리고 화학비료를 뿌렸습니다.
처음에는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꽃과 잎이 다시 반짝이고, 줄기가 곧게 서는 듯 보였습니다.
사람들은 감탄했습니다.
“역시 현대 기술이 최고야!”
그러나 세월이 흐르자
나무는 다시 서서히 약해졌습니다.
심한 것은 뿌리까지 썩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한방 정원사가 말했습니다.
“나무가 죽는 이유는
잎이나 줄기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뿌리에서 시작됩니다.
근본인 땅과 뿌리가 병이 들었습니다.
땅과 뿌리를 먼저 고쳐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양방 정원사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무슨 소리!
저 정원사는 낡은 방법만 고집합니다!
어떤 흙에는 독초도 있답니다!
그러니 위험합니다!
이럴 때는 독초를 없애는 화공약을 써야 합니다!”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한방 정원사를 멀리했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땅과 나무들은 점점 더 약해졌습니다.
이제는 화공약과 화학비료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사용할수록 한 그루 한 그루 죽어 갔습니다.
그러자 멀리서 조용히 지켜보던 이들이
한방 정원사를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한방 정원사는
오염된 땅을 뒤엎고, 물길을 만들고, 천연 거름을 주었으며
햇살과 바람이 잘 드는 곳으로 나무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흙의 기운을 북돋는 약초를 뿌렸습니다.
나무들은 서서히 되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잎이 제 빛을 찾고, 꽃이 피어나고,
열매가 다시 맺혔습니다.
그 기적을 눈으로 본 사람들은
숨어서 울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잎만 고치느라
나무의 근본인 뿌리를 잃고 있었구나….”
하지만 여전히 마을의 규칙과 습관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꽃과 잎, 열매가 조금만 시들어도
화공약과 화학비료부터 뿌려라!
뿌리는 볼 필요 없다!
겉만 멀쩡하면 된다!”
그러자 나무들은
잠깐 좋아지는 듯하다가
더 큰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정원의 나무들은 쓰러져 갔습니다.
사람들은 어느 날 문득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나무를 살린 것이 아니라
잠시 버티게 만든 것뿐이었구나.”
오랜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알기 시작했습니다.
꽃과 잎, 줄기를 다스리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뿌리를 살리는 지혜가 우선이다.
자연과 몸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질병 치료는 겉보다 속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진짜 치료란,
꽃과 열매, 잎을 보는 것이 아니라
뿌리를 튼튼히 하는 것이다.”
HK 한국한의원 회원님,
우리 몸은 나무와 같습니다.
우리의 간과 신장은
우리 삶을 지탱하는 뿌리입니다.
뿌리가 약해진 것을 모르고
잎만 돌보는 치료가 반복된다면
우리 몸은 회복할 기회마저
잃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오늘도 말없이 거름을 주고
흙을 일구어 뿌리를 살려
근본을 치료하려 합니다.
흙이 병들고 뿌리가 약해지면
숲도, 그늘도, 삶도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