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사설
한국한의원 원장님께서 전하는 글

옛날, 산 아래 너른 들판에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에게 논은 단순한 땅이 아니라 마을의 생명줄, 곧 사람의 뇌(腦)와 같은 곳이었습니다. 논이 평안해야 마을이 번성하고, 뇌가 건강해야 몸과 마음이 안정되는 이치는 예나 지금이나 같았습니다.
어느 여름날 태풍이 들이닥치며 천둥과 번개가 요란하게 울렸습니다. 폭우가 쏟아지자 결국 논둑 한쪽이 ‘쾅’ 하고 무너져버렸습니다. 물은 한순간에 쏟아져 논은 엉망이 되고 벼들은 물에 잠겨 힘없이 쓰러졌습니다. 사람들은 흙과 짚으로 급히 막아보려 했지만, 한번 무너진 논둑은 원래대로 되돌리기 어려웠습니다. 이것이 바로 뇌출혈(출혈성 중풍)입니다. 고혈압과 동맥경화로 약해진 혈관이 터지는 순간, 뇌세포는 큰 손상을 입고 회복에는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반면 다른 논에서는 비가 아닌 가뭄이 찾아왔습니다. 뜨거운 햇볕에 물고랑이 말라붙고 흙이 굳어 물길이 막히자 벼는 노랗게 변해갔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달랐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괭이로 고랑을 다시 파고, 막힌 흙과 돌을 치워내자 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지나자 벼는 다시 푸른 잎을 펼쳤습니다. 이것이 바로 뇌경색(허혈성 중풍)입니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피의 흐름이 떨어진 상태지만, 길만 제대로 열어주면 회복이 뇌출혈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또 어떤 논은 겉보기에 멀쩡하지만 벼가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물길은 살아 있으나 물의 힘이 약한 상태였습니다. 마을의 늙은 한의사가 말했습니다.
“저 논은 물길은 살아있으나 기운이 약하니, 맑고 힘 있는 물만 더 보내주면 곧 살아날 것이오.”
이것이 바로 일과성 뇌빈혈(허혈성 풍증)입니다. 혈관은 존재하지만 피의 양과 기운이 일시적으로 부족해 어지러움·실신·팔다리 힘 빠짐 등이 나타나는 상태입니다.
한의사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논은 곧 우리의 머리요,
물고랑은 혈관이며,
물길은 피의 흐름입니다.
논둑이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고,
고랑이 막히면 길을 열어주면 되살아나며,
물의 기운이 약하면 보태주면 됩니다.
평소에 논을 돌보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지혜요,
그 지혜가 곧 건강의 길입니다.”
그날 이후 마을 사람들은 비가 오기 전 논둑을 단단히 다지고, 가뭄이 오면 고랑을 정성껏 손질하며 논을 늘 건강하게 유지했습니다. 작은 습관의 차이가 논의 운명을, 곧 자신의 삶을 바꾼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우화 속 논은 회원님의 뇌혈관,
논둑과 물고랑은 혈관벽,
물길은 기혈순환을 상징합니다.
중풍을 막기 위해서는
• 막힌 길을 뚫고(通)
• 바람을 몰아내며(祛風)
• 혈을 보하고(補혈)
• 심신을 안정시키는(安神)
치료가 필요합니다.
혈관이 막히거나 정체될 때는 백거풍·거풍산이 기혈순환을 돕고 저림·편측 불편감·어지럼증을 완화합니다. 좁아진 고랑을 파내어 물길을 살리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뇌혈관 질환 초기에는 두근거림·불안·불면·건망이 흔히 동반됩니다. 이는 뇌뿐 아니라 심(心)의 기운이 소모된 결과입니다. 이럴 때 백보심·안심산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혈을 보하여 뇌신경의 회복력을 높여줍니다. 물은 있으나 힘이 약한 논에 따뜻한 물을 더 보내주는 효과와 같습니다.
중풍은 하루아침에 닥치는 재앙이 아닙니다. 작은 균열이 누적되어 결국 터지는 것이며, 예방이 치료보다 백배 낫습니다.
• 혈압·당뇨·고지혈증 관리
• 기혈순환 유지
• 스트레스 조절
• 규칙적 운동
• 충분한 수면
이것이 논둑을 튼튼히 하고 물길을 활짝 여는 길입니다.
오늘도 회원님의 논에 맑고 영양 가득한 물이 흐르며,
벼들이 푸르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